김창준님이 올리신 글
을 보고 늦은 밤 감명 받아서 끄적입니다.
어렸을 적, 누가 제게 '니 꿈은 뭐야?' 라고 물어보면 '프로그래머'라고 대답했습니다. 이게 초딩 때부터 계속 되었으니, 정말 오래 됐습니다. 제가 26년 정도를 살았고,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컴퓨터를 만져봤으니까, 17년 정도 이런 말을 하고 살았군요. (요즘은 '니 꿈은 뭐야?'라고 하면 '갑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_-)
저는 웹 리포팅 툴을 개발하던 회사를 1년 9개월 정도 다니다가, 게임 서버 개발을 하고 싶어서 모 게임 회사에서 1년 9개월 정도를 다녔습니다. 프로그래머라는 신분으로 3년 6개월 정도 살았습니다. 어렸을 때, 프로그래머 되겠다고 설치더니 나름 그 분야를 경험하고, 돈도 벌고 했던거죠. 회사에서 평도 괜찮게 받았고, 혼자 생각으로 '나도 이 정도면 잘하는 건가' 라는 생각도 하곤 했습니다.
제가 대학 때 품었던 궁극의 꿈은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하나 발굴해서, 친구들과 같이 벤처회사를 차리는 것이었습니다. 회사 경험도 해봤고, 주변에 뛰어난 친구들도 있고 아이템 하나만 근사한거 건지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던 거죠. 그래서, 항상 뭐를 만들면 대박을 칠 수 있을까만 고심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김창준 님이 올리신 글을 보고는 제 자신이 많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유학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가 위기지학(爲己之學)입니다. 위기지학은 위인(人)지학과 대비됩니다. 위기지학은 자기를 위한 학문을 일컫고, 위인지학은 남을 위한 학문을 일컫습니다. 약간 과장해 말하자면, 유학의 기본적 태도는 배워서 남주자가 아니라 배워서 나 좋자입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공부를 하거나 학문을 하거나 남에게 보여주고 자랑하려고 하면 자기 자신의 몸은 공부가 되지 않고 자꾸 겉에만 신경쓰게 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주자가 쓴 근사록(近思錄)은 가까운 것들에 대한 생각을 기록한 것이란 뜻이고, 영어로는 "Reflections on Things at Hand"라고 합니다. 우주를 논하기에 앞서서 자기 주변부터 돌아보라 그런 뜻이죠. 위기지학, 쉬운 말 같지만 참으로 어렵고 무서운 말이기도 합니다.
김창준 님이 본문에 쓰신 내용입니다. 위기지학. 자기를 위한 학문을 한 후에 다른 이를 위한 학문을 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것을 프로그래밍에서도 적용해보면, 자신이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서 꾸준히 써봐야 남이 원하는 프로그램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죠.
계속 개선하면서 최소 1년 이상 써오고 있는 자작 프로그램이 있습니까? 만약 그렇지 못하면서, 남들이 1년 이상 써줄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 기대한다는 것은 어딘가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오늘부터라도 나를 위한 무엇인가를 만들기 시작해야겠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